여름감기는 바보나 걸린다던데. 이마에 냉각시트를 붙이고, 으슬으슬 떨리는 몸을 담요로 덮고, 침대 위에 쪼그려 앉아 벽에 등을 기댄 채 테시마는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몸살기가 있어서 온몸이 아픈 나머지 누워있고 싶었지만, 열이 오른 머리가 빙빙 돌아 멀미가 나는 기분이 들었기에 제대로 눕지도 못했다. 휴대폰만 만지작거리면서 달칵달칵 폴더를 열었다 닫았...
주문기간▷ ~9/4(수) 자정 배송예정▷ 9/5(목) (우체국택배 이용 예정) 통판폼▷ http://naver.me/FIOYKQpW 사양 및 내용 보틀(500ml, 파란색 캡)|보틀면파우치|투명엽서 1매|중철제본 회지(B6, 32p)|소량의 다과|송료포함 15,000원 "마나미가 준비한 테시마의 생일 선물은?" 이라는 주제로 하녹(@hannokkk), 노짱...
"……관동지역을 중심으로 오후에는 비 소식이 있겠습니다. 출근길에 우산을 챙겨가시기 바랍니다……" 아침뉴스에서 흘러나오는 오늘의 날씨예보에, 콧노래를 부르며 새벽에 들어온 꽃을 정리하고 있던 테시마의 손이 멈췄다. 고개를 돌려 창 밖을 바라본다. 날씨가 스산하고 하늘이 어둑어둑한 것이 금방이라도 예보대로 비가 쏟아질 것 같은 분위기였다. 오늘도 오려나. 싹...
"공부 가르쳐 달라고 해서 기껏 시간 내줬더니 바로 딴짓이야?" "그치만 테시마 선배― 수학문제 풀기엔 날씨가 이렇게 좋은걸요?" 침대를 덮은 얄팍한 여름이불에 얼굴을 묻고서 마나미가 우는 소리를 한다. 그 뒷모습을 테시마가 책상에 턱을 괴고 보고 있다. 겨울엔 고타츠로 쓰던 조그만 앉은뱅이 책상 위엔 마나미가 들고 온 수험학원 문제집들과 작년에 테시마가 ...
이시가키 코타로는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 세 개쯤 말하고 나면 이어서 내가 좋아하는 것을 다섯 개쯤 물어보는 종류의 사람이었다. 나는 세 개 모두 변변히 챙겨 듣지 않았고 내키면 다섯 개 중 하나 정도 대답을 해주었는데, 그는 내 대답 같은 건 정말 아무래도 좋다는 태도로 지치지도 않고 계속해서 말을 걸곤 했다. 그의 질문에는 바닥이 없는 듯했다. 어제...
눈을 뜨면 지독한 허기가 휘몰아닥쳤다.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이 더한 굶주림이었다. 괴로워서 이불 시트를 붙잡고 마나미가 소리 없이 울면 어느 새 테시마가 방문 앞에 서서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차마 괜찮다는 말조차 꺼낼 수 없을 만큼 견디기 힘든 밤이 늘어갔다. 어떤 마음으로 마나미가 피를 마시지 않고 버티고 있는지 알았기에 테시마는 쉽사리 그에...
그의 이름은 마나미 산가쿠(真波山岳)였다. 파도치는 바다 한 가운데에 우뚝 솟은 산. 그 옛날 진시황이 찾아헤매던 불로초가 산다는 신선들의 산을 연상시키게 하는 그 이름은 오래 살라는 의미에서 그의 집안에 드물게 장수하셨던 고조부가 지어주셨다고 했다. 마나미 집안의 남자들은 대를 이어 단명했다고 그는 웃으면서 그렇게 말했다. 그의 부친은 산에서 죽었고, 그...
어느날 테시마 준타가 사라졌다. 보낸 메일은 잘못된 주소라며 반송되어왔다. 전화를 걸어도 이 번호는 현재 쓰이지 않는다는 차가운 기계의 응답만 돌아왔다. 라인 목록을 뒤졌지만 츠지의 다음에 있는 것은 테시마가 아닌 테라지마였다. 떼를 써서 억지로 같이 찍었던 사진을 찾아 핸드폰 앨범을 한참을 넘겨보았지만 그런 데이터는 어디에도 없었다. 고민 끝에 학교를 빠...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라고 테시마 선배가 말했습니다. 그땐 그게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었어요. 선배가 옆에 있으면 나는 늘 행복했고, 자주 날씨가 좋았고, 산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고, 가끔은 선배와 함께 산을 오르기도 했으며, 그때마다 세상은 언제나 가쁜 숨 속에서도 찬란하게 빛났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흐른 만큼 우리는 나이가 먹었습니다. 그냥 어...
「푸를, 청」 회지 인포 및 샘플, 마나테 교복청춘물 단편집 입금기간▷ ~9/30(일) 6/17(일)까지 배송기간▷ 10월 첫째주(예정) 통판폼▷ 현재 소량재고 판매중입니다. DM주세요! 사양 B6(128*182)|글|무선제본 날개|134p|R-15|10,000원(송료별도 3,500)|책갈피 / 포토카드 특전은 재판에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목업 이미지보다 ...
여섯 명이 다시 모인 것은 대학 졸업 후 다섯 해 만의 일이었다. 테시마의 장례는 고향의 친가에서 치뤄졌다. 동창의 요절 소식을 듣고 제각기 살던 곳에서 황망한 상태로 정신 없이 기차를 타고 온 것을 보여주듯 나머지 다섯은 하나같이 헝클어진 머리, 구겨진 양복, 충혈된 눈을 하고 있었다. 영결식에서 마주쳐 서로 울지도 못한 채 어깨를 두드리고 병풍 너머의 ...
밤 열두시 가까이까지 계속 된 술자리가 파한 것은 때마침 시계를 들여다본 누군가가 곧 막차 끊기겠다고 외친 직후였다. 계산을 하려는데 갹출한 돈이 약간 모자라서 얼큰하게 술이 취한 사람들 하나하나를 붙들고 얼마씩 더 걷는 수고를 마친 뒤, 총무 테시마는 술취한 방탕한 젊은이들을 놓아주었다. 각자 타는 노선도 달라 같은 방향으로 가는 사람들끼리 두어명 씩 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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