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바다. 컨테이너 박스로 만들어진 부실에서 사람이 아스팔트 위에 올려진 아이스크림처럼 푹푹 쪄서 녹아가는 것을 견디지 못하고 먼저 말을 꺼낸건 아라키타였다. 그 뒤는 일사천리였다. 여름아 부탁해 真手 요난대학 자전거경기부 레귤러 멤버 중에는 바다를 끼고 있는 카나가와에서 3년간 학교를 다니면서 자전거를 달린 사람이 셋이나 있었다. 오다와라에서 하코네쵸...
아는 것이 하나도 없어서, 물어보고 싶은게 너무 많았다. 테시마 선배, 왜 웃고 있어요? 선배, 괜찮아요? 혹시 다른 사람들이 많이 슬퍼해서 힘들지 않으세요? 선배는 아무렇지 않은데 내가 슬퍼한다면 괴롭지 않을까요? 선배에게 그 답이 듣고 싶어요. 알려주세요. 사진을 좋아한다고 그랬다. 아무리 오래 된 잊고 있던 일도 사진을 보면 금방 떠올릴 수 있다고. ...
오늘은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날이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노란색 우비를 입고 노란색 장화를 신고 엄마 몰래 집을 나왔습니다. 혹시나 비에 잠기지는 않았을까 확인하러 꼭 가봐야 할 데가 있어요. 물웅덩이를 퐁당퐁당 뛰어가다가 갑자기 나타난 삼색털 고양이에게 홀려서 뒤를 따라가다보니 모르는 형이 서 있었습니다. 형은 빨간 우산을 쓰고 빨간 장화를 신고 보라색과...
사랑할 때 만들어진 습관들이 헤어지고도 남아있는 것은 슬픈 일이다. 아무렇지 않게 하던 일상의 행동이 사실은 네게서 배운 것임을 눈치채는 순간, 엄습해 오는 그때의 기억에 나는 아무렇지 않게 다시 너를 사랑하던 나로 돌아가고 만다. 나는 아직도 너를 뱉어내지 못했는데 네 안에는 내가 없다. 네가 뱉어낸 나만 지금 여기 외따로이 버려져 있다. 너를 다시 만난...
「이런 사람이 가까이에 있습니까? 1. 음반매장에 비정상적으로 자주 드나든다. 2. 이름으로 동네나 시의 이름을 쓰고 있다. 3. 대화의 포커스가 미묘하게 빗나간다. 4. 맨 손으로 사람과 접촉하려 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그는 사신일지도 모릅니다.」 ―사신 치바 中 Wonderwall 石御 미도스지는 투명한 비닐우산을 쓴 채 차도 건너편에서 담배를 입에 물...
올해 생일이 지나면 여섯살이 되는 테시마 준타는 한 손에 동전지갑을 꼭 쥔 채 같은 곳을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낯선 주택가에는 골목마다 비슷비슷해 보이는 집들이 늘어서 있어서 조금 전 지나쳤던 곳이랑 지금 지나치는 곳이 똑같은 곳 같아 보였다. 준타는 조그마한 입으로 한숨을 폭 내쉬고는 팬지꽃 화분이 놓여있는 낮은 대문 옆에 쭈그리고 앉았다. 대문 옆에 ...
자고 일어났더니 세계가 망해있었다. 우리들은 구원받고 싶은 것이 아니었다 真手 처음 하늘에서 내린 것은 불의 비였다. 온 도시가 까맣게 불탔다. 그리고는 이어서 물이 말랐다. 검고 붉게 탄 거리에는 뽀얗게 먼지가 앉았고 마실 수 있는 물이라고는 이미 페트에, 수족관에, 탱크에 저장된 물 뿐이었다. 가끔 마른 비가 내리면 기뻐하기에 앞서 먼저 피할 곳을 찾아...
0. 가만히, 벚꽃이 흘러가는 강물을 보고 있었다. 그곳에 비추어지는 것은 아침에 일어나 세수를 하며 보았던 거울 속 자신의 얼굴. 그러나 굽이굽이 굴곡진 물에 비친 모습에 겹쳐지는 그림자가 있어서 미도스지는 그저 하염없이 그 거울과 같지 않은 모습을 들여다 보았다. 그림자의 이름을 불러본다. 이시가키군. 뱉어낸 이름에 놀라 손에 쥐고 있던 돌을 강물에 던...
안녕, 준타. 배웅 나오지 않아도 된다고 말은 했지만 기어이 회사를 쉬고 공항까지 나와준 너를 보면서 내가 얼마나 고마웠는지 너는 알까. 예전 같았으면 네가 알 거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었을 텐데 지금은 어쩐지 확신이 없다. 옛날 이야기는 꺼내지 말자고 전에 내가 먼저 말했던 것 같은데 다시 또 하고 있네, 미안. 편지하겠다고 해놓고 연락이 늦어져서 미안...
옛날 이야기를, 먼저 좀 해보려 한다. 흔히들 이야기하는 고등학교 때 친구가 진짜 친구라는 말을 진리처럼 신봉한 것은 아니지만 내게도 평생친구라고 하면 제일 먼저 얼굴이 떠오를 법한 그런 고등학교 삼 년을 함께 보낸 친구가 있었다. 그때의 우리는 세상에서 우리만이 특별하다고 생각했다. 입밖으로 말을 꺼내지 않아도 생각을 알고 두 개의 바퀴에 몸을 맡긴 채 ...
「Dear, My May」 마나미 생일 기념 마나테 엽서북 입금기간▷ ~5/22(수) 배송기간▷ 5/23(목) (배송대행업체 이용 예정) 통판폼▷ http://naver.me/xMkQJ244 사양 및 내용 엽서북|148mm x 100mm|일러스트 14매 + 소설 5매 + 참가자리스트 1매 = 표지 제외 양면 20p|표지 부분금박|15,000원(송료별도 3,...
8. 퇴근길. 교차로에서 갑작스럽게 끼어든 차 한 대 때문에 그 뒤로 줄줄이 브레이크를 밟는다. 길게 늘어선 차 테일램프에 차례로 붉게 브레이크등이 들어 왔다. 멍하니 프론트 유리 너머로 그 풍경을 눈에 담고 있다가 생각난 것처럼 물었다. 마나미, 우리 헤어질까. 나의 물음이 익숙한 너는 대답하지 않는다. 대답 대신 손을 뻗어 머리카락을 만졌다. 익숙한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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